6월에 망막수술을 한 오른눈 치료 때문에 병원을 압구정성모안과로 옮겼다. 이 병원에서 왼눈 검사도 했는데 시신경 손상이 보인다고 했다.

의사 설명을 들으며 속으로 나는 "당연한거 아냐? 시신경은 뭐 뇌세포 아냐?"라고 생각했다. 한달 뒤에 분당서울대 신경과 진료가 있어 주치의에게 안과의사가 시신경 손상이 보인다고 했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회복이 느린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었다.

 

후두엽 뇌출혈은 두 군데에 손상을 가져왔다. 하나는 후두엽 뇌세포이고 또 하나는 후두엽에서 망막으로 이어지는 시신경이다.

후두엽 뇌세포는 일부가 죽고 손상되도 다른 뇌세포들이 그 기능을 대체하기 때문에 몇개월만에 정상 회복이 되었다.

문제는 시신경 손상이다. 시신경은 망막과 후두엽 뇌세포가 11로 연결되어 있어서 해당 시신경이 손상되면 대체가 불가능하다. 해당 시신경이 회복되지 않는 한 시지각 장애는 정상화되지 않는다.

쉽게 말하자면 시신경은 망막에서 후두엽까지 전달하는 신호 통로, 더 쉽게 말하자면 시신경은 전깃줄이다. 전깃줄이 끊어지면 전기가 나가듯이 시신경이 손상되서 빛 에너지 전달이 되지 않는 것이다.

 

이 시신경이 아예 망가지면 반맹과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나처럼 경미한 손상이 오면 왼쪽 시야 좌측 상단만 일부 안보이게 된다.

 

다른 기관들도 마찬가지이다. 운동장애도 뇌 정수리 쪽에 운동신경이 있고 이곳에서 해당 근육으로 이어진 축삭돌기가 있는데 이 축삭돌기도 11로 뇌 신경세포와 연결되어 있다.

 

그럼 11로 연결된 시신경도 회복될 수 있을까?

3월에 시야검사한 것과 7월에 한 것을 비교해보면 검은 점이 하나 사라졌음을 알수있다. 즉 해당 시신경이 회복된 것이다.

문제는 대체불가능한 전깃줄이 다시 정상화되는데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는 것이다.

Posted by Chul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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