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3일인 어제 집에서 5km 떨어진 이마트까지 운전을 했다. 최대 시속 70km로 달렸음에도 불안한 마음은 전혀 없이 운전했고 주차까지 완벽하게 성공했다. 심지어 주차장 기둥에 바짝 붙인 주차였으나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단숨에 성공했다. 좌측 시야가 완벽하게 좋아진 것이다.
좌측 시야가 좋아진 것은 월요일인 20일부터였다. 나는 8월 들어 갑자기 좌측 시야가 안 좋아진 뒤로 줄곧 고민을 했었다. 무엇이 원인일까? 최근에는 빛이 원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8월에 안 좋아질 때 모니터를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빛이 산산이 부서지는 느낌이 든 이후로 초점도 안 맺혀지고 심한 겹쳐보임 현상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좌측에 빛을 차단하기 위해 왼눈을 감고 생활해 보았다. 왼눈은 감고 오른눈은 살짝만 뜨고 몇 시간을 움직였다. 중간중간 두 분을 다 뜨기도 하고, 두 눈을 다 감고 움직이기도 했었다. 그렇게 한지 서너 시간 만에 좌측시야가 훨씬 잘 보였다. 그날은 종일 왼눈을 감고 움직였고 다음날까지도 왼눈을 자주 감은 채 움직였다. 사흘째 되는 날, 뇌출혈 발병 이전 시지각 상태로 거의 회복되었음을 알아차렸다. 뇌출혈로 인한 시지각 장애를 완벽하게 스스로 치료한 것이다. 마지막 치료법은 너무나 간단해서 허탈한 마음이 들었다. 이렇게 쉽게 고칠 수 있었음에도 왜 진작 왼눈만을 감아볼 생각을 못 했는지 어처구니가 없었다.
완치는 했지만 다시 좌측 시야가 안 좋아질 수도 있으므로 집에서도 선글라스를 쓰고 있기로 했다. 특히 모니터를 볼 때는 반드시 선글라스를 써야 한다.
완치까지 1년 10일이 걸렸는데, 다른 환자들에 비하면 매우 짧은 기간이 걸렸다. 스스로 뇌외 시지각에 관해 공부하고 고민하고 노력했던 시간들 때문에 짧은 시간 내에 완치되었다고 생각된다. 뇌출혈로 인한 시지각 장애는 완치되었지만 나의 뇌 공부는 끝나지 않고 계속 될 것이다. 다른 환우들을 위해서 뇌출혈 분투기도 계속 쓸 생각이다. 모두 희망을 놓지 않고 분투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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