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든 생각인데 뇌졸중이 발생한 뇌는 갓난아기의 뇌와 같다고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라. 갓난아기가 태어나자마자 걷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아기가 말을 또렷하게 하던가? 아기가 어른이 하는 말을 알아듣던가? 아기가 혼자서 음식을 먹을 수 있는가? 또한 당연히 아기는 어른이 보는 것과 같이 보지 못한다. 하지만 짐승은 다르다. 언젠가 기린이 출산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는데, 어미의 몸에서 밖으로 나와 땅에 몸이 닿자마자 벌떡 일어나더니 잠시 뒤 걸어 다녔다. 그러나 인간의 아기는 다르다. 인간의 아기는 수 년에 걸쳐 보는 법, 기어다니는 법, 걷는 법, 달리는 법, 먹는 법 등등 생존을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익혀야 한다. 익힌다는 것은 뇌에 배선된다는 것이다. 기린 새끼와 인간 아기의 차이는 뇌가 배선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기린은 DNA에 태어나자마자 걷는 법이 저장되어 있다가, 어미의 몸 밖으로 배출된 직후 이 기억이 배선된다. 하지만 인간 아기의 뇌에는 뭔가 필요하거나 아프면 울어라밖에 기억되어 있지 않은 듯하다.

물론 아기와 뇌졸중 환자의 뇌의 차이는 있다. 그것은 아기의 뇌는 세상으로부터 어떠한 감각이나 정보도 입력되지 않았기에 뇌의 연결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고, 뇌졸중 환자의 뇌는 이미 이루어졌던 세포들의 네트워크가 파괴되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뇌졸중 환자의 뇌는 아기의 뇌처럼 네트워크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네트워크는 뇌세포의 일부만 살아 있어도 완벽하게 복원할 수 있다.

나의 뇌가 아기의 뇌와 같아서 내가 못 보는 것이라면, 아기처럼 움직이고 감각해서 시야를 회복하면 된다. 이것이 내가 찾아낸 시각 장애 치료법의 핵심이다. 아기처럼 움직이고 감각하기 위해서는 아기가 어떻게 눈동자를 움직이고, 사물을 바라보는 지 생각하면 된다. 내 기억에 아기들은 눈동자를 천천히 움직이고, 눈을 몸과 함께 움직인다. 여기서 핵심은 천천히이다. 내가 개발한 치료법의 핵심도 천천히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뇌졸중 환자의 치료는 시간이 약이라더라”, “시간이 지나면 다 낫는다더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도 낫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아파서 고통스러운 사람한테 시간이 지나면 낫는다더라와 같은 말은 위안이 되지 않는다. 나는 이 말을 볼 때마다 짜증이 솟구친다. 11초라도 답답한 시야 상태에 머물러 있지 않고 싶다. 그리고 실제로 자신의 뇌 상태에 맞는 정확한 치료법을 찾아낸다면 뇌의 가소성은 즉시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어내고 몸의 기능을 다시 원래대로 회복할 수 있다. 그 방법을 못 찾은 것뿐이다. 당신이 당신 뇌의 상태에 꼭 맞는 치료법을 찾아낸다면 하루만에라도 상당한 회복의 진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뇌과학을 공부해 스스로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뇌출혈 직후 나의 시야 상태는 다음과 같았다.

 

1. 스크린 50% 축소

2. 왼쪽 눈동자 앞쪽에 있는 사물 안보임.

3. 빨리 움직이는 물체의 형태 분간 어려움.

4. 겹쳐 보임(복시).

5. 좁은 빨대구멍으로 세상을 보는 것 같음.

6. 매우 어두침침해 보임

7. 빛에 약함. 빛이 쏟아져 들어오면 뇌가 처리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강함.

8. 3차원 구조 인지 장애

9. 눈을 조금만 사용해도 금방 시력이 안 좋아짐.

10. 내가 보는 것이 다른 세계인 듯한 느낌.

11. 나의 뇌가 내 왼눈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느낌.

 

1번 스크린 축소와 4번 겹보임은 같은 현상이니, 스크린이 축소되지 않으면 겹보임도 사라진다. 이 중 1, 3, 4, 6, 9, 10, 11번을 제외하고는 한달 이내에 다 나았다. 그 치료법은

첫째, 등산. 등산을 하면서 처음에는 빨리 걷기를 했는데, 최근에는 곁눈질로 나무와 풀을 보면서 천천히 걷는다. 왜냐하면 내가 빨리 움직이는 사물을 잘 못 보기 때문이다. 특히 바로 옆을 스쳐 지나가는 사물은 실루엣만 보이거나 겹보인다. 아기처럼 천천히 움직이는 사물을 보면서 눈()의 분별력을 차츰 높여가야 한다.

그리고 내가 등산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등산을 하면 발 빝에 끊임없이 신경을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도로 신경을 집중하면 뇌의 가소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등산을 하면서도 스쳐 지나가는 나무와 풀을 바라보면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이 눈으로 전달되었다. 우리 뇌는 새로운 자극에 반응하고, 익숙한 자극에는 반응이 줄어든다. 새로운 자극은 뇌의 가소성을 높인다.

 

둘째, 독서. 뇌출혈 후 처음으로 읽은 책이 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였다. 세계적 베스트셀러이지만 읽은 사람은 거의 드물다는 책이다. 나도 물론 이해하지 못했지만, 나에게 낯선 개념과 단어들은 나의 뇌를 자극하여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낸다. 따라서 책도 소설보다는 내용 이해가 어려운 책을 읽는 것이 가장 좋다. 더구나 시간의 역사는 2단 편집되어 있는 책이었다. 2단 편집되어 있으면 눈이 오른쪽 끝까지 갔다가 다음 줄로 이동하는 시간이 금방 돌아오게 되어 있다. 이것을 홱보기(단속 운동, saccade)라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어떤 줄의 끝에 도달하면, 눈은 왼쪽으로 빠르게 홱보기를 해서 다음 줄의 첫 단어에 가서 멎는다. 홱보기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유형의 운동으로 50분의 1초라는 짧은 시간 안에 일어난다. 그리고 다음줄의 처음을 찾기 위해서는 당연하지만 윗줄의 마지막 문장을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이는 뇌의 기억을 자극한다. 처음에는 다음줄 첫 글자를 찾지 못해 몇 번 헤매기도 했다. 눈이 멀쩡한 사람에게는 줄 바꿈이 쉬운 운동이지만 시각장애자에게는 줄 바꿈이 결코 쉬운 운동이 아니다.

 

셋째, 채식. 노먼 도이치는 파워워킹과 채식은 만병통치약이라고 했다. 이것에 관해서는 별도로 글을 쓸 예정이다.

 

넷째, 눈운동. 뇌졸중 환자의 모든 운동은 매우 천천히 해야 한다. 눈운동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누워서 해야 한다. 갓난아기는 종일 누워있다! 누우면 중력이 감쇄되어 몸이 이완된다. 베개를 베지 말고 누운 상태에서(무릎은 펴고 되고 세워도 된다. 편한 대로) 눈동자를 위로 치켜떴다가 아주 천천히 오른쪽으로 돌린다.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천천히 돌린다. 돌리면서 눈을 가장 바깥쪽으로 밀어야 한다. 밀 때 눈에 힘을 주면 눈이 너무 아파서 눈돌리기를 오래 할 수 없다. 눈에 힘을 빼고 눈을 천천히 돌리면서 최대한 바깥쪽으로 민다. 이 상태로 눈을 한바퀴 돌린다. 처음에는 한 바퀴도 못 돌린다. 눈 돌리는 횟수를 매일매일 늘려간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다섯 번 돌렸으면 왼쪽으로도 다섯 번 돌려준다.

이렇게 눈운동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뇌가 눈을 인지하도록 만들기 위해서이다. 뇌졸중이 일어나면 우리 뇌는 학습된 비사용”(이것에 관해서는 뇌출혈 분투기 8을 보라)에 빠진다. 내가 최근에 느낀 건데 학습된 비사용에 빠지면 뇌의 인지가 약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경우는 나의 뇌가 왼눈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천천히 눈을 움직이면서 눈 근육이 어떻게 이 움직임에 관여하는지 느낀다면 눈에 대한 뇌의 인지가 높아진다.

 

아래는 뇌출혈 발병 후 4개월이 지난 지금도 남아 있는 증상을 어떻게 치료하는지에 관한 방법이다.

 

1. 스크린 축소 : 이 동영상을 재생 속도를 0.25로 해놓고 본다. : 유투브 영상 주소 중 youtube다음에 ‘repeat’를 넣으면 무한 재생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Hu0n_weH4OM&t=97s

 

 

2. 겹보임, 빨리 움직이는 물체 분간 어려움 : 처음에는 거리 상관없이 빨리 움직이는 사물을 분간할 수 없었으나 지금은 반경 3~4미터 이내에서 움직이는 사물은 그 실루엣만 보이고 겹보인다. 이 문제는 다음 방법으로 치료했다. 사물이 빠르게 움직여서 분간이 어려우면 느리게 움직이는 사물 보기부터 적응해서 차츰 그 속도를 빠르게 해서 치료하면 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pzHNABSuHrs 이 동영상 재생속도를 0.25로 해놓고 하루 한 시간씩 보았다. 이틀 만에 많이 나아졌다.

 

3. 매우 어두침침해 보임 : 빛을 처리하는 능력에 문제가 생긴 것이므로, 눈을 아주 천천히 떴다 감았다를 반복한다. 나는 게슴츠레하게 눈을 뜰 때가 가장 잘 보인다. 눈을 천천히 감았다가 뜨면서 망막으로 들어가는 빛을 조절하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아주 천천히 번쩍이는 빛을 보는 것이 있다. 아래 동영상을 0.25배속으로 해놓고 보는 게 효과적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6S1WtikbkeU

 

최근 본 기사에 따르면 1분에 40초씩 번쩍이는 빛을 보면 뇌질환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 방법을 쓸 때 40헤르츠(감마파)의 소리를 같이 들으면 뇌의 가소성이 높아진다고 함. https://www.youtube.com/watch?v=ZGHbKWGgH_E 이 영상 참고. 나는 이명 때문에 소리를 듣지는 않았다.

 

4. 눈을 조금만 사용해도 금방 시력이 안 좋아짐. : 자주 눈을 감았다가 뜬다.

 

그리고 치료를 하면서 가장 명심해야 할 점은 억지로, 무리해서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아프거나 이상이 느껴지면 무조건 중단해야 한다. 뇌의 신경변화는 억지로 해서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퇴행을 일으킨다. 51일부터 11일까지 세 번이나 관악산 등산했다가 왼눈 시야 상태가 두 달 전으로 후퇴했다. 엄청 후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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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제시한 방법은 저에게 맞는 방법입니다. 하나의 방법이 본인에게 맞는지 아닌지는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처음에 얘기했지만 정확한 방법만 찾아내면 뇌 가소성은 금방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어냅니다. “천천히 움직인다는 원리만 가지고 자신에게 맞는 새로운 방법을 고민하고 찾아내어 만들어 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찾아낸 방법을 저처럼 공유해서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최적화된 치료법을 함께 만들어가기를 꿈꿉니다.

Posted by Chul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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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출혈 발병 후 병원에 입원해서는 틀 정도는 하루 종일 잠만 잤다. 간호사가 와서 깨우거나, 식사시간이 되어서 잠에서 깨었다가도 다 먹으면 누워 있다가 다시 잠을 잤다. 졸리거나 피곤해서 잔 것도 아니다. 그냥 계속 잠이 왔다. 오죽하면 간호사한테 왜 이리 잠이 오는지 모르겠어요.”라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그때처럼은 아니지만 퇴원한지 넉 달이 지난 지금도 잠을 많이 잔다. 지금은 밤 10시나 11시쯤 잠자리에 들어 아침 7시쯤 잠에서 깬다. 그것도 소리가 나서 잠에서 깨는 것이지, 아마 빛과 소리를 완전히 차단하면 하루에 열두시간도 잘 것 같다. 하루 잠을 적게 자면 이삼일 동안은 열두시간정도 잠을 잔다. 보통 열시간 정도 잠을 자야 피곤하지 않다. 뇌출혈 발병 전과는 확연히 늘어난 수면시간이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다. 네이버 뇌질환 카페에 보면 뇌졸중 발병 뒤 잠이 많아졌다는 글들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환자 보호자들이 올린 왜 이리 계속 잠만 자나요같은 글들도 많다. 왜 뇌졸중 환자는 잠을 많이 자는 걸까?

간호사는 뇌에서 잠을 요구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니 좋은 것 아니냐고 했다. 내 상식으로도 간호사의 말이 옳은 것 같았다. 잠이 들면 몸의 재생프로그램이 가동되므로 잠을 못 자는 것보다는 잠을 잘 자는 것이 좋다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뇌졸중 환자의 수면에 관한 논문을 찾아 읽다가 깜짝 놀랬다. 적정 수면시간보다 많이 자면 오히려 뇌에 안 좋다고 한다.

먼저 수면의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 수면 상태는 크게 비렘 수면렘 수면으로 나눌수 있다. (REM)‘Rapid Eye Movement’의 약어로, ‘빠른 눈동자 운동이라는 뜻이다. 렘 수면상태는 뇌가 어느 정도 각성되어 눈동자가 빠르게 회전하면서 잠에 빠져 들어 있는 상태이다.

그 반대인 비()렘수면 상태는 눈동자조차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 깊은 잠에 빠져 들어 있는 상태이다. 비렘수면과 렘수면이 반복되는 것을 수면 주기라 부른다. 우리가 잠이 들면 처음에는 렘 수면 상태에 있다가 빠르게 비렘수면 상태로 빠져든다. 비렘 수면 상태에서는 호흡이 느려지고 근육 활동은 거의 사라지며 뇌파가 매우 느린 파형을 보이게 된다. 그래서 비렘 수면을 서파(徐波) 수면이라고도 부른다. 비렘 수면 상태가 어느 정도 지속되다가 다시 렘 수면 상태로 변화하게 된다. 뇌파가 점차 각성 상태와 비슷하게 활발해지지만 근육은 정지 상태에 머무르게 된다. 잠이 막 들었을 때는 비렘 수면의 비율이 높고 뒤로 갈수록 렘수면 상태가 지속되면서 잠에서 깰 준비를 하게 된다.

우리가 잠에 들고 잠에서 깨는 것에는 뇌간에 있는 망상활성계가 작용한다. 망상활성계는 뇌간에 위치하고 피질의 가장 높은 곳까지 뻗어있다. 나머지 뇌에 전원을 넣고수면-각성 주기를 조절한다.

 

아래는 서울대 간호학과 논문 <뇌졸중 후 수면-각성장애>의 중요 사항만 요약 발췌한 것으로 시간이 없어서 이 발췌로 대신하고자 한다. 논문 다운로드는 여기서(http://jkbns.newnonmun.com/data/?a=53931)

 

뇌졸중과 수면에 관한 여러 연구에 따르면 뇌졸중 발생 후 수면-각성 주기의 변화가 자주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수면 각성 주기의 변화는 뇌졸중 환자에게서는 40~60% 정도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일반인의 발생 빈도 10~40%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뇌졸중 후 수면-각성 장애는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이 장애가 뇌졸중의 발생 부위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하였다. 그 외에도 뇌졸중 후 수면 - 각성 장애는 나이, 뇌졸중 후 장애 정도, 불안 장애 유무 및 항 정신성 약무루 복용, 우울 및 동거인 유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또 다른 연구에 이하면 뇌졸중 후에 생기는 수면 각성 - 장애 발새 시기도 연구마다 다르게 보고되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급성기 뇌졸중 환자에게서 수면-각성 장애 발생이 가장 높으며, 뇌졸중 발생 18개월 후의 환자들의 경우에는 수면-각성 장애 발생빈도가 입원 시의 급성기보다 감소한다고 하였다. 반면 뇌졸중 발생 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수면 각성 장애의 발생 빈도가 더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우리나라는 급성기 뇌졸중 환자가 다인실에 입원하는 경우가 많고, 중증도가 다른 환자가 같은 입원실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뇌졸중으로 인한 이차적인 수면-각성 장애와 환경적 요인에 의한 수면-각성 장애를 구별하기가 어렵다.

수면-각성 장애는 신체적 증상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회복을 지연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논문을 보면, 연구대상자 115명 중 불면이 있다고 한 사람은 19, 주간 졸음이 있다고 보고한 사람은 16, 불면과 주간 졸음 모두 호소한 사람은 16명이었다. 본 연구 결과 우리나라 뇌졸중 후 급성기 환자의 불면 발생빈도는 38.9%, 주간 졸음은 35.6%로 수면-각성 장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간졸음을 호소한 사람은 활동 중에 뇌졸중이 발생한 대상자, 피로감을 호소한 대상자에서 더 자주 발생하였고, 또한 입원시 뇌졸중 중증도가 높은 대상자와 운동기능 장애, 연하곤란이 있는 환자들에서 주간졸음 발생이 많았다. 그리고 뇌졸중 발생 부위와 주간 졸음은 의미있는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뇌졸중 병변을 뇌기저부와 기타 부위로 나누어 비교해보았을 때, 병변이 뇌기저부에 있는 대상자에서 주간졸음이 유의하게 많이 발생하였다.

뇌졸중 환자에서의 불면은 우울 및 피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선행 연구(Sohn, 2002)와 일치하는 결과이다. 수면장애는 우울이 있는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세로토닌의 저하, 뇌교 부위의 콜린성 활동(cholinergic activity) 증가, 노아드레날린성 호르몬과 콜티코-트로핀 유리 호르몬의 과다 활성화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Thase, 1998),Roberts, Shema, KaplanStrawbridge (2000)은 수면장애가 우울의 진단이나 우울 발생의 예측과 관계가 있다고 하였다. 따라서 뇌졸중 후 발생하는 수면-각성 장애는 뇌졸중후 우울의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면밀히 관찰하여 조기에 치료 및 중재를 시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 결과 불면과 환경적 요인 다인병실유형 또는 과거 입원 경험은 불면과 유의한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인실에 있는 환자들은 다인실에 있는 환자보다 다른 환자들의 영향을 덜 받고, 이전에 입원 경험이 있는 환자들의 경우에는 병원 환경과의 이질감을 경감시킬 수 있으므로 병실 유형과 입원 경험이 불면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였던 것과 상이한 결과였다. 입원한 뇌졸중 환자들이 다른 사람의 신음소리나 수면 환경의 변화를 불면의 원인으로 지적했음에도불구하고 병실 유형이 불면 유발 요인이 아니었던 것은 뇌졸중 환자들에게 질병 자체나 우울, 피로 등의 다른 장애요인이 많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수면다원분석 검사를 시행한 외국의 연구(Terzoudi et al., 2009)에 의하면 입원한 급성기 뇌졸중 환자들의 수면시간은 242.4(4시간), 수면잠복기는 42.2분으로 나타나 본 연구결과와 상이하였다.

본 연구에서 수면의 질이 가장 낮은 집단은 불면과 주간 졸음을 모두 호소한 혼합군이었다. 혼합군은 잠드는데 걸리는 시간도 49.7분으로 가장 길었고, 총 수면시간도 326.3분으로 가장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수면 후 각성 횟수 2.7, 수면 후 각성시간 54.3, 낮잠횟수 2.8, 낮잠시간 125.5분으로 수면-각성 양상의 이상을 보였다.

본 연구 결과, 대상자의 35.6%가 주간졸음을 호소하였다.Hermann (2008)은 시상 부위에 뇌졸중이 발생한지 24시간 이내인 환자 31명을 조사한 연구에서 환자 모두에게서 수면 요구량이 증가함을 보고하였고, 뇌졸중 발생 5개월 후의 대상자를 조사한 선행연구(Vock et al., 2002)에서는 대상자의 26%에서 주간졸음을 호소하여, 뇌졸중 발생 후 시기에 따라 다르기는 하나 비교적 많은 수의 뇌졸중 환자에서 주간졸음이 발생함을 알 수 있다. 일반적인 주간 졸음은 야간의 불면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되며 우울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Breslau, Roth, Rosenthal, &Andreski, 1996), 본 연구에서 뇌졸중 환자에게 발생한 주간졸음은 인구학적 요인 또는 우울보다는 뇌졸중 중증도, 운동장애 유무, 연하곤란 유무, 피로와 같은 질병관련 요인과 관련이 있어 일반적인 주간 졸음과는 그 성격이 다른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뇌졸중 환자들에게 발생하는 뇌졸중 후 피로는 뇌졸중 환자의 35-60%에서 호소하는 증상으로(Choi-Kwon,Han, Kwon, & Kim, 2005), 이러한 뇌졸중 후 피로감은 불면증 또는 식욕감퇴로 인한 것이라는 보고가 있는데(Banco,Espinosa, Arpa, Barreiro, & Rodriguez-Albarino, 1999), 본 연구에서도 뇌졸중 후 피로는 뇌졸중 후에 발생하는 불면과 주간졸음 모두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뇌졸중 환자의 수면-각성 문제에 있어서 피로는 주요한 관련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뇌졸중 관련 증상이 많을수록, 피로를 느낄수록 주간졸음 발생이 높은 것으로 보아 뇌졸중과 관련된 신체적, 혹은 병리적인 요인이 주간졸음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본 연구 결과 대뇌 기저핵 부위 및 부채꼴 방사관(coronaradiata)과 같은 대뇌 피질하 부위에 병변이 있는 경우 주간졸음이 유의하게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시상과 인접해있는 피질하의 뇌 구조들이 수면과 각성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고 보고한 최근의 선행연구들(Bassetti, 2005; Rye & Jankovic, 2002)의 결과와 일치하였다.

수면 과정은 전시상하부의 시각전영역에 위치한 수면 촉진뉴런이 활성화 되면 시작된다(Kim, 2007). 그 후, 전뇌의 기저부를 비롯한 후시상하부, 중간교뇌피개에 위치한 각성-촉진 뉴런이 억제되고 이것이 연이어 수면 촉진 부위인 시상하부의 억제를 무력화(탈억제) 시켜 수면 과정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 연구에서 대뇌 피질 및 기저핵 부위에 병변이 있는 경우에 주간졸음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난 이유는 아마도 수면과 각성을 유도(generating)하는 부위로 알려져 있는 뇌간 망상체(reticular formation), 청반핵(locusceruleus), 솔기핵(raphe nucleus), 시상하부 등은 시상 및 뇌간의 여러 부위에 걸쳐 존재하므로, 수면과 각성을 조절하고 투사(projection)하는 부위인 피질하 부위의 뇌 구조들에 허혈이 발생한 경우에 수면과 각성에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 Catsman-BerrevoetsHarskamp (1988) 역시 대뇌 피질하 부위 및 시상 부위에 병변이 있는 뇌졸중 환자들에게서 하품을 하거나 눈을 감고 있는 등의 수면 전 행동(presleep behavior)를 관찰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행동들은 환자들에게 다른 과업을 주어 주의를 돌리면 사라졌다고 하였다. Laplane, Baulac, Widlo_cherDubois (1984)는 이러한 자동 각성능력(autoactivation) 결핍 상태를‘athymormia’혹은‘pure psychic akinesia’로 명명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주간졸음 발생이 운동기능 장애와 각성 장애가 혼합되어 나타나는 형태라고 보는 견해도 있는데(Bassetti, 2005), 이는 본 연구결과에서 운동기능 장애와 주간 졸음이 유의한 관계가 있었던 것과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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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 여러 논문을 읽은 뒤 내가 내린 결론은 잠은 뇌졸중 치료제라는 것이다. 잠이 뇌졸중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은 잠을 잘 때 신경교세포가 특별한 경로를 열어 쌓인 찌꺼기와 독소를 뇌를 감싸고 있는 뇌척수액을 통해 밖으로 내보내기 때문이다. 우리의 뇌는 85%의 신경교세포와 15%의 신경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뇌에는 외부 침입자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주위에 혈뇌 장벽이 쳐져 있고 림프계(몸에서 면역계와 치유에 대단히 중요한 혈관체계)가 없다. 림프계 대신 작은 미세교세포가 뇌를 침입하는 유기체로부터 보호한다. 또 신경교세포는 뇌가 만드는 찌꺼기를 제거함으로써 신경세포를 돕는다.

뇌에 뇌졸중이 발생하면 많은 독소물질과 찌꺼기가 생성되고, 이것들은 우리가 잠에 들어야 신경교세포에 의해 밖으로 배출된다. 따라서 수면은 뇌졸중 치유에 매우 도움이 된다.

그리고 논문에도 나오지만, 뇌졸중으로 인한 수면 장애는 나처럼 과다수면이 아니라 반대로 불면이 있는다. 불면은 뇌졸중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2017년 미국 위스콘신대 키아라 치렐리 박사 연구팀은 잠을 오래 못 자면 신경교세포가 시냅스를 더 많이 먹어치워 비정상적인 신경회로망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시냅스는 신경세포와 신경세포 사이에 있는 특수한 연결부위를 말한다. 이 연결부위를 통해 신경세포와 세포 사이의 신호가 전달되므로 시냅스가 줄어들면 그렇지 않아도 손상된 뇌에 더욱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Posted by Chul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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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출혈 뒤 가장 충격 받은 때는 의사가 죽은 뇌세포는 절대 다시 살아나지 않는다고 했을 때이다. ‘절대라고 한 의사의 말은 나에게 어떻게 들렸냐면 너의 시력은 다시 회복될 수 없을 것이라는 선언으로 들렸다. 물론 의사는 저 말을 하고 나서는 뒤에 작은 목소리로 적응하거나 죽은 뇌세포의 기능을 살아있는 뇌세포가 물려받으면 회복될 것이라는 말을 덧붙이기는 했지만, 이미 내 뇌에는 죽은 뇌세포는 다시 살아나지 않는다는 말만 강렬하게 남아 있었다.

교육이 끝나고 의사가 나간 뒤, 나는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아니, 피부는 칼에 베어 피가 철철 흘러도 잘만 살아나는데, 왜 뇌세포는 살아나지 않는 거야

퇴원 후 뇌세포는 왜 살아나지 않는지, 왜 뇌세포만 살아나지 않는지 궁금증이 커져만 갔다. 나는 이렇게 앞이 보이지 않는 채로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 궁금증을 해결해야 했다. 그 궁금증은 뇌과학자 김대식의 책을 읽고 풀렸다. 김대식은 뇌세포가 살아나지 않는 것을 자아의 연속성이라는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 , 기억을 저장하는 뇌세포가 피부세포나 창자세포처럼 매시간 또는 이삼일마다 바뀐다면 우리는 어제의 일, 일주일 전의 일을 기억할 수 없을 것이며, 이는 나라는 자아의 상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우리는 죽을 때, 태어났을 때의 뇌 그대로 죽는다고 말한다.

다른 뇌과학자들은 우리의 뇌가 지금과 같은 형태와 구조를 지니기 위해 세포의 재생을 포기했다고 말하고 있다. 뇌는 전문화되는 과정에서 다른 기관들에 있는 중요한 수선 능력을 잃어버렸다고, 뇌에는 세포의 재생을 돕는 줄기세포가 없다고 말한다. 줄기세포의 부재를 섦여하는 주된 주장은 인간의 뇌가 진화하면서 너무나 복잡하게 전문화되어 대체할 수 있는 세포를 생산할 능력을 잃어버렸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뇌세포가 재생되지 못한다는 주장은 1998년에 게이지와 페테르 에릭손이 해마에서 줄기세포를 발견함으로써 뒤집혀졌다.

 

에릭손과 게이지는 BrdU라 불리는 표지를 써서 뇌세포를 염색하는 독창적인 방법을 발견했다. BrdU는 뉴런이 생성되는 순간에만 뉴런에 흡수되고, 현미경 아래에서 빛을 발한다. 에릭손과 게이지는 임종이 가까운 환자들에게 허락을 얻어 그들에게 표지를 주입했다. 이 환자들이 임종한 뒤 그들의 뇌를 조사한 에릭손과 게이지는, 해마에서 최근에 새로 형성된 아기 뉴런들을 발견했다. 이 죽어가던 환자들로부터 우리가 살아 있는 마지막 순간까지 살아 있는 뉴런들이 우리 안에서 생성된다는 것을 배운 것이다. 뉴런 줄기세포의 연구는 인간 뇌의 다른 부분에서도 계속되었다. 지금까지 뉴런 줄기세포는 후각망울(냄새를 처리하는 영역)에서도 활성을 보인다는 것과, 중격(감정을 처리하는 영역), 선조체(움직임을 처리하는 영역), 척수에서는 활동하지 않고 잠복해 있다는 것이 알려졌다. - 스스로 치유하는 뇌

 

게이지와 에렉손이 인간의 뇌에서 줄기세포를 발견한 이후 2013년엔 더욱 놀라운 연구가 나왔다. 탄소연대측정 기법을 이용하여 사망자 뇌 해마에서 뉴런 생성 시기를 추적해보니 많은 뉴런이 생애 내내 생성되는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사람 뇌에서 날마다 700개가량의 신경세포가 생성된다는 추산을 제시했다. 연구 결과는 https://www.cell.com/cell/fulltext/S0092-8674(13)00533-3 참고.

신경줄기세포의 발견이 왜 중요하냐면 신경세포가 죽거나 고장이 나서 생기는 많은 뇌질환, 즉 뇌출혈, 뇌경색, 뇌전증 등을 이 신경줄기세포를 이용해서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싯달탄 찬드란이 2013년에 한 테드 강연에서 현재 치료법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ted.com/talks/siddharthan_chandran_can_the_damaged_brain_repair_itself?utm_campaign=tedspread&utm_medium=referral&utm_source=tedcomshare

 

그런데, 캘리포니아대학교의 아르투로 알바레스부이야 교수 연구진이 20183월에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성인의 뇌에서는 갓 만들어진 신경세포가 거의 없다고 한다.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8-02629-3

 

이 발표로 인간 어른의 뇌에 신경줄기세포가 있는지 없는지에 관한 논란이 확산될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싯달탄 찬드란의 강연에서 본 것처럼 이미 신경줄기세포를 활용한 뇌질환 치료법이 개발 중에 있기 때문이다. 신경줄기세포를 활용한 치료법이 개발된다면 뇌질환 치료가 훨씬 쉬워질 것이다. 그전까지는 어쩔 수 없이 전통적 치료법으로 뇌질환을 치료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명상을 하면서 우측 후두엽 줄기세포여, 깨어나라를 집중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혹시 아는가, 내 명상으로 후두엽 줄기세포를 깨울 수 있을지.

Posted by Chul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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