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26일 추가함 : 이명 자가 치료 방법을 쓴지도 1년이 지났다. 원 글을 쓴 이후 느꼈던 점을 추가로 정리해 적는다.
이명은 원인에 따라 두 가지로 나누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귀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것으로, 이 경우 이비인후과에 가야 한다. 스테로이드 주사가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 두번째는 뇌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는 뇌명이다. 대다수 사람들이 겪는 이명은 이 뇌명이다. 이 경우 신경과로 가야 한다. 이걸 모르는 사람들이 자꾸 이비인후과로 가서 헛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리고 뇌명은 청각을 담당하는 뇌 측두엽(귀 뒷부분)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정확히 이해하자면, 신경세포의 원리를 이해해야 한다. 신경세포는 두 가지 신호만 전달할 수 있다. 확산과 수축이 그것이다. 확산은 신경세포의 나트륨 이온통로가 열려서 전달된다. 수축은 신경세포의 칼슘이온통로가 열려서 전달된다. 이명은 계속 확산 신호가 전달되서 발생하는 것이다. 수축 통로가 열려서 신호 전달을 끊어줘야 이명이 사라진다. 아래는 지난 1년 동안 효과가 있었던 방법이다. 물론, 1년 전에 썼던 눈돌리기도 효과가 있긴 한데, 이건 거의 하루종일 두달 가량을 지속해야 효과를 볼 수 있어서, 이걸 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내가 효과를 본 방법은아래와 같다.
1. 뇌명은 체중이나 혈압과 연관관계가 있다. 나의 경우 체중이 줄어들면서 이명 데시벨도 줄어들었다. 따라서 내 경우 다이어트를 해서 체중을 줄이고, 혈압을 내리자 이명이 굉장히 많이 낮아졌다. 심지어 이명이 사라진 날도 있었다.
2. 뇌 혈관과 신경세포의 문제이므로, 뇌에 좋은 음식이나 뇌에 안좋은 음식을 피해야 한다. 뇌에 가장 좋은 음식은 야채이다. 뇌에 가장 안 좋은 음식은 술과 담배이다. 식당에서 사먹는 요리를 끊어야 한다.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할 때도 소금 등은 넣지 말아야 한다. 자극적이지 않게 먹어야 한다.
3. 큰 소리나 기계음 등을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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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019년 1월 11일에 우측 후두엽 뇌출혈이 와서 왼눈 시각장애가 있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오른귀에 이명을 앓기 시작한지 11년 되기도 했습니다. 시각장애를 치유하기 위해 뇌에 관해 공부하던 중 이명치료법을 만들어 자가치유를 시작했습니다. 어젯밤(5월 5일)에 최초로 짧은 시간이지만 자각 상태에서 이명이 사라지는 것을 경험했으며, 자기치유로 이명의 데시벨을 낮추는데 성공해서 이명에 관한 치료법을 총정리해서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개발한 이명 치료 방법이 다른 분들에게도 효과가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중요한 건, 제가 쓰는 이 글에는 왜 제가 뇌를 이용한 이명치료를 선택했는지, 왜 뇌로 이명을 치료할 수 있다고 확신했는지에 관한 근거가 나옵니다. 그 근거는 뇌의 원리와 구조입니다. 그것을 자세히 설명할 예정이니 보시고 자신만의 방법을 개발하시기 바랍니다.
뇌졸중과 이명의 공통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뇌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둘째는, 환자가 치료의 주체라는 것입니다. 이 말은 스스로 적극적으로 치료법을 고민하고 자기 상태에 맞는 방법을 개발해서 스스로를 치료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시고 자기 이명에 맞는 치료법을 고민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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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명이 뇌의 문제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것은 뇌출혈로 인한 시각장애를 고치기 위해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를 읽으면서 부터였다. 운동하라는 말 외에는 의사로부터 어떤 치료법이나 약을 처방받지 못한 나로서는 어쩔 수 없이 스스로 뇌공부를 해서 방법을 찾아야 했다.
내 오른귀 이명은 2008년에 층간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생겼고, 치료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는 ‘안 들린다, 안들린다’라고생각하면서 애써 무시하며 지내왔다. 이 방법은 효과가 있어서 아주 시끄러운 소음이나 기계음으로 이명이 커지는 않는 이상은 다른 곳에 집중하면 이명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지내왔다. 그러다 뇌출혈이 오니 간혹 이명 데시벨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정도로 급격하게 높아지기 시작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우측 후두엽에 뇌출혈이 왔는데 이명 데시벨이 커졌으면, 이명이 뇌의 문제 일수 있다는 것을 진즉에 알아차릴 수도 있었다. 이명이 뇌의 문제일 수 있다는 내 생각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근거는 뇌졸중 환자 중에서 이명이 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다만 뇌졸중에 비해 이명이 아주 사소한 문제라 신경을 안 쓸 뿐이다.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를 읽으며 가장 인상적인 뇌출혈 치료법은 ‘상상하기’였다. 이 책의 저자인 질 볼트 테일러는 하버드대 뇌과학자로, 나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심한 뇌출혈이었는데, 8년 정도 걸려서 거의 회복되었다고 한다. 그런 사람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인 ‘상상하기’였다고 하니, 우선 나는 내 눈이 잘 보일 때를 상상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내가 앓고 있는 다른 병들, 이명 그리고 병은 아니지만 냄새 못맡는 문제도 해결하기 위해 상상하기를 써 보기로 했다. 질 볼트 테일러는 자신이 잘 걸을 때를 계속 생각해서 걷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했다고 책에 적었다. 이명을 치료하기 위해 나는 내가 이명이 안 들린다고 했던 때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2008년, 이명이 들리고 나서 며칠 지난 뒤, 아침에 집 밖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이명이 들리지 않아서 ‘어! 안들린다’하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 기억이 나에게 또렷하게 새겨져 있었다. 그 때의 기억, 이명이 안 들렸을 때의 그 감정을 떠올리려고 애를 썼다. 3월 16일에 쓴 뇌출혈 치유기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뇌신호를 이용한 이명치료를 시작한지 이틀째. 아직 본격적인 치료는 아닌데, 어젯밤에 잠깐이나 징~ 소리가 안 들렸다. 자다가 깼을 때 다시 징~소리가 들렸는데, 아침에는 잠시 안 들리기도 했다. 어~ 안들리네 하는 순간 언제나 여지없이 다시 들리기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어~ 안들리네 해도 들리지 않았다. 조금씩 진전이 있는 듯하다.”
이 때는 전날인 3월 15일 밤에 잠깐 상상하기를 해 본 것뿐이었는데 다음날 잠깐이나마 이명이 안 들렸던 것이었다. 그런데 이것은 이명으로 인한 진짜 고통의 시작이었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알았다면 이명 치료는 시작도 안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치료법도 제대로 모르면서 어설프게 건드린 이명은 어떤 날은 극단적으로 줄어들기도 했지만, 날이 갈수록 점점 커져만 갔고, 그에 비례해 내 고통도 커져 갔다.
당시는 ‘상상’이 진짜 효과가 있는지 확신이 전혀 없었다. 그러다 구글에 이명 치료를 검색해 보았고, 이명 재훈련 치료라는 걸 알게 되었다. 유투브에서 이명치료로 검색해서 나오는 소리를 들었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고, 나중에는 백색소음을 검색해서 며칠 들어 보았는데, 이게 이명을 오히려 키우고 말았다. 나중에 이명과 뇌의 관계를 알게 되면서 내가 치명적 실수를 했음을 알았다.
노먼 도이지가 쓴 《스스로 치유하는 뇌》를 보면 백색소음이 얼마나 뇌의 청각피질에 치명적인지 나오고 있다.
쥐의 새끼를 임계기 내내 백색소음에 노출시킨 연구팀은 그 새끼들의 피질이 황폐화된 것을 발견했다. “소음을 들을 때마다, 우리는 청각피질 안의 모든 것을 흥분시킵니다. 모든 신경세포를요.” - 《스스로 치유하는 뇌》
3월 27일 도서관에 갔다가 우연히 서가에서 《스스로 치유하는 뇌》를 발견했던 날을 잊지 못한다. 나에게는 굉장한 무림비급이 적혀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는 뇌의 여러 가지 원리와 성질을 알게 되었다. 내 병을 고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뇌의 신경가소성이었다. 신경가소성(可塑性)이란 영어로 Neuroplasticity로, neuro는 ‘뇌’를 뜻하는 접두사이고, plasticity가 가소성을 뜻한다. 플라스틱을 연상시키는 이 단어는 인간의 뇌가 플라스틱과 같이 변형될 수 있음을 뜻한다. 인간의 두뇌가 경험에 의해 변화하는 성질을 가졌다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뇌를 이용한 이명 치료법을 설명하기 전에 먼저 뇌의 구조와 원리를 알아보자. 그리고 우리가 소리를 처리하는 과정과 귀의 구조도 함께 설명한다.
인간의 뇌는 1.36킬로그램의 회색을 띤 분홍색 물체로 딱딱한 두개골에 둘러 싸여 보호받고 있다. 뇌의 바깥쪽 표면은 피질이라 불리는데, 깊은 홈들이 팬 두꺼운 주름 층으로 덮여 있다. 우리가 감각하고, 지각하고, 기억하고, 운동할 수 있는 것 모두 이 피질에서 일어나는 작용들이다.
위 그림은 박문호의 《뇌과학 공부》에 있는 것으로, 어느 피질이 어떤 활동을 하는지를 아주 간단히 설명하고 있다. 그림의 가운데에 ‘청각피질’이라고 쓴 부위를 기억하자. 그림의 왼쪽이 뇌의 앞쪽으로, 청각피질은 대략 귀가 있는 부위이거나 그보다 약간 위쪽 부위로 보인다. 이 청각피질은 1차청각피질로, 여기서만 소리신호를 처리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유념하자.
이 작용들을 일으키는 건 일천억 개에 달하는 신경세포와 이 신경세포들이 만들어내는 10의 15승에 달하는 네트워크 덕분이다. 신경세포는 수상돌기, 세포체, 축삭 이렇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상돌기는 다른 신경세포로부터 정보를 받아들이는 역할을 하고, 축삭은 일명 ‘살아 있는 전깃줄’로, 이웃하는 신경세포의 수상돌기로 전기신호를 아주 빠른 속도(시속 3킬로미터에서 300킬로미터까지)로 내보낸다. 신경세포는 흥분성 신호와 억제성 신호의 두 가지 신호를 받아들일 수 있다. 충분한 흥분성 신호를 받으면 자체적인 신호를 발화한다. 그래서 MRI가 발명되기 전에는 뇌과학자들이 뇌 신경세포 옆에 전극을 꽂아서 어떤 신경세포가 발화하는지 확인하고는 했다. 한 신경세포가 발화하면 전극에 불이 들어온다. 반대로 충분한 억제성 신호를 받으면 발화의 가능성이 줄어든다.
위 그림들도 박문호의 《뇌과학 공부》에 있는 것으로, 아래는 우리가 소리를 듣게 되는 과정을 요약정리한 것이다.
공기 압력의 변화→고막→망치뼈→모루뼈→등자뼈→달팽이관 난원창→달팽이관 전정계의 외림프액→고실계 외림프액→고실계와 중간계의 구분하는 기저막→기저막 위의 유모(有毛)세포→유모세포 표면의 털인 부동모와 운동모가 위쪽의 덮개막에 접촉→털이 휘어짐→부동모가 운동모쪽으로 기울어짐→부동모에 연결된 미세섬유가 당겨짐→미세섬유와 연결된 칼륨이온채널이 열림→칼륨이 내유모세포 내부로 유입→-65mv였던 유모세포 내부에 60mv의 중간계 칼륨 양이온이 쏟아지면서 급격한 전압변화가 일어나고 신속한 활동전위가 생성(이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해서 읽거나 가급적 외울 것을 권유한다)
이 과정의 핵심은 귀 바깥에서 진동을 통해 전달된 소리가 달팽이관에서 전기신호로 바뀌어 뇌의 청각피질에 있는 신경세포에 전달된다는 것이다. 소리의 흥분성 신호를 전달받은 신경세포들은 함께 발화하는데, 이를 함께 배선되었다고 한다.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으면 귀에서 전기신호를 청각피질로 보내지 않게 되고, 이는 억제성 신호로 신경세포에 전달되고, 억제성 신호를 받은 발화된 신경세포들은 발화를 멈추게 된다.
그런데 청각피질이라고 해서 꼭 청각만 처리하는 것은 아니고, 시각피질이라고 해서 반드시 시각만 처리하는 것은 아니다. 이를 뇌의 다중감각성이라고 하는데, 나는 노먼 도이지가 쓴 《스스로 치유하는 뇌》에서 다중감각성과 또 다른 뇌의 특성인 경쟁성을 이용해서 만성통증을 치유한 사례를 읽었다.
뇌과학자인 마이클 머제니치는 원숭이를 상대로 한 실험에서 감각들이 뇌 피질의 영토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경쟁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먼저 원숭이의 손 전체의 뇌지도를 그렸다. 원숭이의 첫째 손가락을 건드려 뇌의 어느 부위가 발화하는지 확인했다. 위치를 확인하고 경계를 정하면 다음 손가락으로 넘어갔다. 이렇게 하여 다섯손가락에 해당하는 부위들이 나란히 붙어 있음을 확인했다. 그런 다음 그는 원숭이의 셋째 손가락을 잘랐다. 몇 달 후에 원숭이의 남아 있는 손가락 지도를 다시 매핑하여 둘째 손가락과 넷째 손가락에 해당하는 뇌 지도가 처음에 셋째 손가락으로 확인한 지도로 영역을 확장한 것을 발견했다. 셋째 손가락에서 더는 입력이 들어오지 않자, 둘째 손가락과 넷째 손가락이 지도의 공간을 차지한 것이다. 이 실험이 뜻하는 것은 우리의 뇌 피질들이 어떤 일을 하느냐는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것이다. 그 변화 속에서 피질이라는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계속 경쟁이 벌어지고, 어느 한 감각이 피질을 사용하지 않으면 다른 감각이 그 피질의 영역을 차지하게 됨을 뜻한다. 즉 감각들은 피질의 영토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뇌의 자원은 사용하지 않으면 잃는다는 원칙에 따라 배분된다.
이러한 뇌 피질의 경쟁성과 변화성을 이용하여 만성통증을 치료하는 방법을 개발한 사례가 있다. 통증 클리닉 의사였던 모스코비츠는 만성 목 통증을 앓고 있었다. 수년 동안의 약물치료와 동양의학의 치료로도 전혀 사라지지 않던 목 통증을 그는 뇌의 경쟁성을 이용하여 고치기로 하였다. 그 방법은 통증이 시작될 때 뇌 피질들이 통증을 처리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고 강제적으로 다른 감각을 처리하도록 함으로써 그 부위들이 원래 수행하던 활동으로 되돌리는 것이었다.
먼저 모스코비츠는 어떤 뇌 부위가 급성통증을 처리할 때는 그 부위에 있는 신경세포의 5퍼센트만이 통증 처리에 관여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만성통증의 경우 발화하는 신경세포가 증가해서 15~25퍼센트가 통증 처리에 관여했다. 신경세포의 10~20퍼센트가 만성통증 처리에 징발되는 셈이다. 만성통증은 더 많은 신경세포가 통증처리에 종사함으로써 더 강한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었다.
통증처리에 징발되는 신경세포 10~20퍼센트를 강제로 다른 일을 수행하게 하면 우선 극심한 통증은 사라지게 할 수 있다고 추측한 모스코비츠는 먼저 통증을 처리하는 뇌 부위가 어디인지 조사하고, 다음에 그 부위들이 처리하는 다른 감각이 무엇인지도 조사하였다.
1차,2차 체감각피질(신체부위를 처리하는 감각 지도) |
통증,촉각,온도,감각,압력 감각,위치 감각, 진동 감각, 운동 감각 |
전전두 영역 |
통증,실행 기능, 창조력, 계획, 감정이입, 행동, 감정적 균형, 직관 |
전측 대상회 |
통증,감정적 자기 통제, 공감 통제, 갈등 감지, 문제 해결 |
후두정엽 |
통증,감각,시각,청각 지각, 거울 뉴런(다른 사람이 움직이는 것을 볼 때 발화하는 뉴런), 자극의 내부 위치, 외부 공간 위치 |
보조 운동 영역 |
통증, 계획된 동작, 거울 뉴런 |
편도체 |
통증, 감정, 감정기억, 감정 반응, 쾌락, 시각, 후각, 후각, 감정의 극단 |
섬엽 |
통증, 편도체(바로 위에 있는 뇌 부위) 진정시키기, 온도, 가려움, 감정이입, 감정적 자기통제, 쾌락적 촉각, 감정과 신체 감각 연결하기, 거울 뉴런, 구역질 |
후측 대상회 |
통증, 시공간 인지, 자전적 기억 회수 |
해마 |
통증, 기억 저장 돕기 |
안와전두피질 |
통증, 즐거운지 불쾌한지 평가하기, 감정이입, 이해, 감정 동조 |
위 표를 보면 알겠지만, 뇌의 상당 부분이 통증 처리에 동원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통증은 우리 몸이 더 이상 해당 부위를 사용하지 말라고 뇌에 보내는 경고로, 뇌 외에 척수도 통증 처리를 한다는 걸 생각하면 우리의 뇌는 통증이라는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조사를 토대로 모스코비츠는 통증을 제압하기 위해 시각을 활용하기로 했다. 이이제이가 아니라 이시제통인 셈이었다. 그는 시각 정보와 통증을 처리하는 뇌 부위 둘을 알아냈다. 후측 대상회(사물이 공간 어디에 있는지 시각적으로 상상하도록 돕는다)와 후두정엽(마찬가지로 시각적 압력을 처리한다)이었다. 이 두 부위가 시각과 통증을 동시에 처리하므로, 통증이 올 때마다 시각을 처리하도록 강제로 조치함으로써 통증으로 인한 고통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통증이 엄습할 때마다 그는 곧바로 시각적 상상을 가동했다. 그는 치료에 들어가기 전에 자신이 그려두었던 통증 영역이 줄어드는 뇌 지도를 상상했다. 뇌가 진짜로 바뀔 수 있다고 되새겨 동기를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그는 통증을 느낄 때마다 자신의 통증 지도가 줄어드는 모습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자신이 강제로 후측 대상회와 후두정엽을 가동하여 시각적 이미지를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3주가 지나자 그는 통증이 아주 조금 감소했다고 생각하고는 끈질기게 계속해서 기법을 적용했고 스스로에게 “신경망 연결을 끊고 지도를 줄여”라고 말했다.
6주 뒤, 양 어깨 뒤쪽 사이와 어깨뼈 근처의 통증이 완전히 사라졌고 다시 재발하지 않았다. 넉 달 째에는 처음으로 목 통증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경험했다. 그리고 1년이 못 되어 거의 항상 통증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 13년을 괴롭혔던 만성통증이 사라졌다.
모스코비츠의 사례를 접한 나는 내 이명 치료에 이 기법을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까? 3월 31일자 나의 뇌출혈 치유 일기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며칠 전 <스스로 치유하는 뇌>를 보면서 알았던 신경가소성 치료를 처음으로 적용해 보았다. 그것은 청각피질에 있는 신경세포들이 이명에 반응하는 영역을 줄이기 위한 방법이다. 어떤 방법을 택하는 것이 좋은지 몰랐는데, 어제 문득 아내와 1X, 2X운동을 얘기하다가 아이디어를 얻었다. 나는 1X, 2X운동을 오래 할 수가 없다고 얘기했더니 아내가 1X, 2X운동에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 얘기를 들으니 1X, 2X운동, 즉 눈운동을 할 때는 다른 일에 신경을 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얘기는 눈운동을 할 때 피질의 거의 대부분 영역이 눈운동에 사용된다는 것이다. 그 때 떠오른 생각이 그럼 이명 치료를 할 때 눈운동을 하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면 청각피질은 측두엽에 있는데 측두엽은 시각도 같이 담당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이 사실을 어제 알게 되었고, 오늘은 처음으로 집중해서 눈운동을 하면서 뇌의 청각피질에 명령을 내리는 운동을 한 시간 가량 한 것 같다. 눈동자를 굴리면서 계속 생각했다. “청각피질아 신호를 꺼 , 연결망을 끊어”그리고 뇌의 측두엽에 미세전극이 삽입되어 있고 이 미세전극에 불이 꺼지는 시각적 이미지를 상상했다. 이 이미지는 본적이 없어서 상상하기 어려웠는데, 뇌의 측두엽 모양은 유투브에서 찾아서 보고 측두옆에 미세전극이 꽂혀있는 모습을 상상했다. 그리고 청각피질에 “미세전극에 불 꺼졌어! 이세 연결망 끊어”라고 명령했다. 이날은 이명이 1분이라도 사라지지 않았고, 데시벨도 변동이 없었다. - 나의 3월 31일자 뇌출혈 치유 일기
1X, 2X운동은 전정신경염 치료를 위해 아내가 쓰던 방법으로, 손가락 끝을 보고 눈을 가로로, 세로로 움직이는 운동이었다. 시각장애치료를 위해 나에게 하라고 아내가 가르쳐 준 눈운동이었다. 이 운동을 한두번 정도 반복하고 나면 늘 다른 짓을 하거나 다른 곳을 쳐다보곤 했는데, 그건 이 운동에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된다는 것이었다.
이명 치료를 위해 “상상하기”와 “눈 운동”이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냈지만, 나에게 시급한 것은 시각 장애 치료였다. 그래서 나는 이명 치료에 그다지 집중하지 않았다. 눈운동은 원래 시각장애치료를 위해 하고 있는 것 외에는 추가로 더 시간을 투여하지 않았고, 상상하기도 거의 하지 않았다. 이것은 치명적 실수였다. 왜 치명적이었냐면, 노먼 도이지에 따르면 뇌의 신경회로를 재배선하기 위해서는 초기에 엄청나게 집중해야 하는데, 나는 거의 집중하지 않았던 것이다. 오히려 어설프게 건드려놓은 이명은 점점 더 커지기만 했고, 4월 셋째주에 이르러서는 더는 통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나는 이명 치료를 중지하기로 했다. 나에게는 시각 장애 치료가 먼저였다. 그런데 이명은 포기할래야 포기할 수가 없게 만들었다.
4월 30일 새벽, 잠에서 깼는데, 오른귀에만 있던 이명이 왼귀에서 찌이잉 소리를 내면서 뇌를 뚫을 듯 치솟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짜증과 함께 한숨이 나왔다. 잠시 뒤 사라지는가 싶던 이명은 다시 찌이잉 소리를 내면서 하늘로 치솟았다. 잠도 덜 깼는데, 눈돌리기를 해서 왼귀 이명을 제거하였다. 그리고 오른 귀 이명이 엄청 높은 데시벨로 들리기 시작했다. 나는 이때 이명을 먼저 치료하기로 결심했다. 몇 주가 걸리더라도 이명을 완벽하게 치료하기로 했다. 생업 때문에라도 하루종일 눈돌리기를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명치료에 전념하지 않았던 것인데, 더는 견딜 수 없는 상황이 되었던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5월 6일 현재, 사흘 정도밖에 눈운동을 못했다. 7일 동안의 진행 과정을 간단히 얘기하자면, 첫째 날 종일 눈 돌리기를 해서 굉장히 낮아졌다가, 둘째 날은 전혀 못했고, 셋째 날에는 종일 눈돌리기를 해서 넷째 날에 징 소리가 아닌 다른 소리가 아주 작게 들렸었다. 이 날에는 밤에 한시간만 눈운동을 했다. 그리고 어제는 좀 높아졌다가 밤에 오른귀에는 이명이 사라졌었다. 문제는 사라진 이명이 왼귀에 들리기 시작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는 오른귀에만 들리면서 데시벨이 다시 높아졌는데, 오후에 30분정도 집중해서 눈돌리기를 했더니 다시 작아졌다.
아래는 내가 이명 치료를 하면서 생각하고 경험했던 것을 총정리한 이명 치료 방법이다.
이명이란 무엇인가
이명은 원인이 무엇이 되었던지 간에, 실제로 소리가 들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뇌의 청각피질에 있는 신경세포들이 배선된 결과로 들리는 것이다. 두 개의 감각 사건이나 운동 사건이 뇌에서 반복적으로 동시에 일어나면 함께 발화하는 신경세포들은 함께 배선되므로 둘은 서로 연결되고, 여기에 해당하는 뇌 지도들이 합쳐진다. 즉 이명은 뇌가 만들어내는 상상이다.
나는 이명이 근육에 있어서의 경직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뇌졸중 환자에게 흔하게 일어나는 근육경직은 뇌에서 근육 수축을 억제하는 신경세포가 망가질 때 일어나는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면 흥분성 신경세포만 발화하여 지나치게 많은 근육긴장이 발생한다. 이와 비슷하게 이명은 소리를 억제하는 전기신호가 전달되지 못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이명에 걸렸을 때 나는 소리는 전자파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내 귀에서는 지이잉하는 소리가 나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전기가 흐를 때 나는 소리이다. 엊그제 이명이 잠시 사라질 때, 지지직 뚝 끊기면서 잠시 뒤에 아주 약하게 지직하면서 다시 연결되려는 소리가 났었는데, 이 소리와 현상으로 미루어보았을 때, 이명은 전자파로 인해 나는 소리로 추정된다.
따라서 전자기파를 이용한 치료법들이 일부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대전에 있는 을지대학교에서 경두개자기자극(rTMS)을 이용해 이명 치료실험을 한 결과 다소 치료효과가 있다고 발표했으나, 효과를 전혀 보지 못했다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경두개자기자극은 일부 사람들에게는 경련이라는 부작용을 가져오기도 한다.
그 외에, 현재 미국에서 임상실험중인 PONDS라는 기계가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 기계는 혀 밑에 기계를 넣고 전기자극을 주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명은 왜 낫기 어려운가?
청각은 시각 다음으로 인간의 생존에 중요한 감각 중 하나로, 우리가 의식이 있을 때 늘 소리를 듣기 때문이다. 소리가 들린다는 것은 뇌의 청각피질에 있는 신경세포들이 귀에서 전달받은 신호를 처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청각피질은 소리 신호를 처리하느라 흥분성 신호가 계속 전달되고 있는 상태이다. 이 흥분성 신호들이 이명을 처리하는 청각피질에도 신호를 전달하기 때문에 이명이 낫기 어렵다.
이명은 자각할 때만 들리는 소리이다.
눈돌리기로 이명을 치료하기 시작한 다음부터는 아침에 눈을 뜨면 이명이 들리지 않는다. 그러다 잠에서 서서히 깨어나면서 의식이 돌아오고 주변 생활소음들이 귀에 들어오기 시작하면 이명이 시작된다. 이 점이 시사하는 바는 이명은 감각이 아니라 자각할 때만 들리는 소리라는 점이다. 감각은 귀를 통해 전달되는 소리이고, 자각은 우리의 뇌에 기억되어 있는 소리이다. 그래서 이명 치료법 중에는 자각하지 않으려, 즉 무시하면 이명이 낫는 치료법이 있다. 내가 이명 초기에 쓴 ‘안들린다, 안들린다’와 같은 방법들이 자각하지 않으려 했던 방법이다. 이명에 신경을 덜 쓰고 주변에 들리는 소리나, 아니면 다른 일 등에 신경을 집중하면 어느새 이명이 들리지 않게 된다. 이명이 들리지 않게 된다는 건 청각피질에서 신경망 연결이 끊어졌다는 것이다. 이 상태가 계속 유지하도록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이명이 완치될 수도 있다. 이 방법으로 이명을 고친 사람들이 꽤 있다.
하지만 모두가 이 방법으로 고쳐지는 건 아니다. 나 같은 경우도 십여년을 이 방법을 써서 불편함 없이 살아왔지만 끝내 완치되지는 않았다. 재수가 없는 셈이다.
눈 돌리기가 이명 치료에 효과가 있을까?
최근에 알게 된 것인데, 눈 돌리기, 즉 눈 운동이 트라우마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큰 사고를 당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즉 ‘트라우마’가 남게 되는데, 이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데 안구 운동이 효과적이라고 한다. 기초과학연구원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에서는 뇌 반응을 연구하여 안구 운동을 담당하는 뇌 영역이 자극을 받으면, 공포 세포의 활동을 억제하는 신경회로의 기능도 함께 강화되는 것을 발견하였다. 관련 링크 : https://www.ibs.re.kr/cop/bbs/BBSMSTR_000000000511/selectBoardArticle.do?nttId=16729&pageIndex=1&mno=sitemap_02&searchCnd=&searchWrd=
이 안구운동은 ‘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 요법(EMDR)’이라 불리는 것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에 사용되는 심리치료 요법이다. 환자가 공포기억을 회상하는 동안 눈동자를 좌우로 움직이게 만드는 시각적 운동을 동반해 정신적 외상을 치료한다.
모스코비츠가 눈돌리기를 생각해냈다면 나는 그가 통증 치료에 눈돌리기를 사용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어떤 원리로 눈 돌리기는 이명 치료에 효과가 있는가?
이 설명은 나의 추정이다. 눈돌리기를 할 때 뇌스캔을 해봐야 정확히 알 수 있다.
마카크 원숭이의 시각 피질은 대뇌 피질의 거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인간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인간에게 시각은 생존에 가장 중요한 감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청각과 체감각을 합친 영역보다 더 큰 피질을 차지한다. 평소에도 피질의 절반을 사용하는 시각은 눈 돌리기를 하면 쏟아지는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 더 많은 피질을 필요로 하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눈 돌리기를 하면 형체와 색깔과 질감을 구분할 수 없는 정보가 마구 뇌로 쏟아져 들어가는 것을 알 수 있다. 뇌는 그런 정보를 처리해서 생존에 필요한 것을 구별해내야 하기 때문에 기존의 피질로는 부족해서 더 많은 피질을 가져다 쓰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이명에 할당되어 있는 피질도 징발하게 된다. 그 과정이 반복되면 이명에 연결되어 있는 신경세포의 연결이 끊어지게 된다. 이명 영역의 지도가 줄어들게 되어 마침내 이명이 사라지게 되고, 그렇게 사라진 이명은 다시 재발할 확률이 매우 낮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추정 가능한 근거는 집중이 뇌의 신경가소성을 촉진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눈 돌리기에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눈 돌리기를 할 때는 다른 것에는 주의를 돌릴 수 없을 정도로 눈에만 온 신경이 집중된다. 집중력이 높아지면 마이네르트 기저핵이 활성화되고 가소성이 높아진다. 마이네르트 기저핵은 주의, 집중에 관여하는 뇌 부위이다. 마이네르트 기저핵과 그 주의 체계를 ‘가소성의 조절계’- 발화되면 뇌를 지극히 가소적인 상태로 만드는 신경화학 체계-라고 부른다. 가소성이 높아지면 새로운 신경세포 연결을 만들기가 쉬워진다.
이명 앓은지 30년 되었는데 이 방법으로 고칠 수 있는가?
십여 년이 된 나의 이명이 나아질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기우였다. 뇌는 가소적이고 재조직될 수 있으므로 환자가 그 장애를 가지고 얼마나 오랫동안 살아 왔는가는 상관이 없다.
1. 준비해야 할 것들
1). 준비물 : 귀마개(없으면 손으로 막으면 된다),
비상용 백색소음(이명이 갑자기 커지거나 통제가 불가능할 때는 대비해서 필요하다. 유투브에서 검색해 보라. 나는 덕수궁 빗소리가 제일 효과적이었다. 오래 들으면 안된다.)
2). 마음의 자세 : 뇌를 이용한 치료는 최소 며칠, 아니면 몇주, 몇 달이 걸릴지 아무도 모른다. 따라서 나는 무조건 고치고 만다는 마음가짐을 먹어야 한다. 뇌의 원리상 부정적 생각은 뇌의 신경회로를 배선시키고 치유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무조건 나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3). 주변 환경 정리 : 소리가 최대한 들리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회사원이면 며칠 휴가를 내는 것이 좋다. 가급적 외출을 삼간다. 외출하더라도 시끄러운 곳, 특히 기계 소음이 있는 곳은 피한다. 지하철 대신 버스를 탄다.
2. 눈 돌리기
눈의 움직임에는 여섯가지 주변 근육이 작용한다.
노먼 도이지에 따르면 뇌 신경회로를 바꾸기 위해서는 초기에는 집중해서 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첫날하고 셋째 날, 하루 종일 눈돌리기를 했다. 결과적으로 이명 데시벨은 매우 낮아졌지만, 사흘째 되는 날에는 너무 힘들어서 전혀 눈돌리기를 할 수가 없는 지경이 되었다. 지난 넉달동안 매일 눈운동을 한 내 눈도 이정도이니, 그동안 눈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 하루 종일 눈돌리기를 하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다. 어떤 근육이든 안쓰다 쓰면 탈이 나게 마련이다.
내 생각으로는 아침, 점심, 저녁, 취침 전에 한 시간씩 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이명 데시벨이 급격히 올라가는 경우에는 반드시 이 운동을 한다. 그리고 나는 눈 돌리기를 할 때는 귀를 막고 이명에 집중하면서 “징 소리 처리하는 청각피질, 시각 처리로 전환해”라고 계속 생각했다. 이 경우가 가장 효과적이었다.
먼저, 본격적으로 눈 돌리기를 하기 전에, 눈 주위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 안와(눈이 올라가 있는 뼈) 둘레를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주거나 마사지하면서 눈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
그리고 눈을 빠르게 돌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기는 하나, 그렇게 하면 오래하지 못한다. 이 치료는 장기전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참고로, EMDR치료법에서 이용하는 눈운동 영상을 보시라. https://listenonrepeat.com/watch/?v=tJP5G4JBZGs
이 영상 외에 내가 눈운동을 위해 보는 영상도 도움이 될 것이다. https://listenonrepeat.com/watch/?v=pzHNABSuHrs#%EC%95%88%EA%B5%AC%EC%9A%B4%EB%8F%99
- 원운동 : 오른쪽으로 돌리기 30번, 왼쪽으로 돌리기 30번씩 번갈아 가면서 한다. 30분에 한번씩 눈달리기를 해서 눈을 풀어준다.(눈달리기는 왼쪽눈을 한번 찡긋 감고, 다음 오른쪽 눈을 찡긋 감는 것이다)
- 좌우운동 : 왼쪽으로 움직일 때는 왼쪽 귀를 본다는 생각으로, 오른쪽으로 움직일 때는 오른귀를 본다는 생각으로 눈을 움직인다.
- 상하 운동 : 눈을 한껏 위로 치켜 떳다가 다시 아래로 끝까지 내린다. 눈을 감지는 말라.
- 대각선운동 : 대각선으로 눈을 움직인다.
- 눈을 감고 눈 돌리기 : 눈을 쉬게 해주기 위해서는 눈을 감는 게 가장 좋다. 눈을 감고서도 눈을 돌릴 수 있다.
- 천천히 눈 돌리기 : 이 방법은 내가 시각 장애 치료를 위해 쓰던 것인데 눈에 엄청난 압력을 가져 올 수 있다. 가급적 하지 않기를 권한다.
3. 머리 돌리기
네이버 이명 카페에 올라온 이명 완치 후기 중에 어떤 사람이 하루에 머리돌리기 천번을 몇 달 동안 해서 이명을 완치했다는 사례가 있다. 나도 눈돌리다가 힘들어서 머리를 돌린 적이 있었다. 효과는 눈 돌리기보다는 덜한 것 같지만 머리를 돌려도 된다. 근데 머리를 오래 돌리는 것도 힘이 들기는 마찬가지다. 눈 돌리기와 머리 돌리기를 섞어서 하는 것이 덜 힘이 든다.
4. 상상하기
모스코비츠가 썼던 방법이다. 노먼 도이지는 상상하기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는데, 나는 집중이 안 되어서 효과가 없었다. 상상하기는 정말 어렵다.
노먼 도이지는 상상을 하면 뇌의 신경회로가 상상하는 대로 배선된다고 하였다. 그리고 배선된 뇌는 실제와 똑같이 명령을 몸에 내린다. 나는 이것을 두 번 확인하였다.
한 번은 눈돌리기를 할 때였다. 스마트폰으로 내가 눈을 돌리는 모습을 촬영한 뒤, 동영상을 보면서 내가 눈을 돌리는 광경을 기억하였다. 그리고 눈 앞의 한 지점을 응시하면서 내가 눈 돌리기를 하는 것을 상상했다. 순간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상상만으로 눈 돌리기를 시작하자 내 눈이 똑같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두 번째는 펠덴 크라이스 요법을 할 때였다. 펠덴 크라이스 요법은 몸을 매우 천천히 움직임으로써 뇌가 몸의 움직임을 자각할 시간을 주어서 몸을 치유하는 요법이다. 이 요법은 먼저 몸에 힘을 빼고 편안하게 바닥에 누워야 한다. 그 상태에서 머리에 아주 살짝 힘을 주고 들어올려서 몸의 어떤 근육이 움직이는지, 몸의 상태는 어떤지 주의깊게 살펴보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런데 이때 머리를 든다는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 머리를 들기 위해 목의 근육이 움직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이것이 바로 노먼 도이지가 얘기한 상상은 실제와 같다는 것이다. 눈 돌리기를 하려면 뇌에서 눈 근육에 명령을 내려야 하는데, 눈 돌리기를 한다는 상상만으로 똑같은 실행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즉 내가 이명 초기에 잠깐 이명이 사라졌을 때를 상상하면 뇌는 실제로 이명이 들리지 않는 것처럼 배선된다. 이명의 배선을 끊고 이명이 들리지 않는 배선을 자주 이어주면 그 신경세포의 연결이 강화된다. 그럼으로써 끝내 이명을 듣지 않게 되는 것이다.
아래는 노먼 도이지의 설명이다.
우리가 단순히 상상만으로 뇌를 변화시킬 수 있는 한가지 이유는, 신경과학의 관점에서 볼 때 어떤 행동을 상상하는 것과 그 행동을 하는 것은 생각만큼 다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눈을 감고 글자 A와 같은 간단한 대상을 시각화하면, 실제로 A를 볼 때와 마찬가지로 1차 시각피질에 불이 들어온다. 뇌스캔에 따르면 행동할 때와 상상할 때 뇌의 많은 부분이 같이 활성화된다. 이것이 바로 시각화하는 것이 실행을 실제로 향상시킬 수 있는 이유이다.
나는 아래 그림과 2008년에 이명이 안 들렸던 때를 상상하려고 애를 썼다. 그림의 경우에는 청각피질에 불이 꺼져 있다고 상상하려고 했다.
뇌에 기억된 이명. 다른 기억으로 덮어씌우기
5. 귀의 구조 그리기
귀의 구조를 그린 것은 펠덴 크라이스의 “동작에 의한 자각”을 응용한 것이었다. 펠덴 크라이스 테라피는 서구에서는 꽤 유명한 움직임을 통한 치료법인데, 우리나라에서는 하는 사람이 매우 드물다. 이 테파리도 《스스로 치유하는 뇌》에서 일부 소개하고 있다. 뇌 구조를 그린 것은 귀의 구조를 뇌에 인식시킴으로써, 이명이 뇌의 상상이라는 점을 일깨워주기 위해서였다. 그러니까, “등자뼈, 모루뼈 진동 전달하고 있어? 가만히 있잖아? 유모세포는 어때? 가만히 있잖아, 그러니까 이명은 너의 상상이야.”하는 식으로 말이다.
6. 운동과 음식
이명은 뇌의 문제이므로, 뇌에 좋은 운동을 하며,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뇌에 가장 좋은 운동과 음식은 다음과 같다. 아래 방법은 노먼 도이지가 제시한 방법인데, 다른 뇌과학자들도 비슷한 의견이다.
1. 운동 : 하루에 최소 3km 파워워킹 또는 16km자전거 타는 활발한 운동, 운동은 뇌 세포의 건강에 가장 효과적으로 기여. 개인적으로는 등산이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등산을 하면, 발 밑에 집중하게 되는데, 집중력이 높아지면 신경가소성이 높아진다. 특히 관악산과 같은 험한 산들은 내려올 때 엄청난 집중을 요한다. 한눈 팔다가는 헬기 타고 내려오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달리기와 같은 고강도 운동보다는 중강도 운동이 제일 좋다.
2. 건강한 식단 : 최소한 야채와 과일 서너접시 먹기. 야채는 효소가 많은 새싹 채소가 가장 좋고, 야채류는 어떤 것이든 다 좋다. 과일도 마찬가지로 좋으나, 당뇨가 있는 사람은 당이 높은 바나나 등을 많이 섭취하면 안된다.
3. 정상 체중 : 체질량지수 18~25사이(대한비만학회는 2018년 비만진료지침에서 18.5 미만이면 저체중, 18.5∼23은 정상, 23~25이면 '비만 전단계', 25∼30은 '1단계 비만', 30∼35는 '2단계 비만' , 35 이상이면 '3단계 비만'으로 구분한다.)
4. 낮은 알코올 섭취 : 알콜은 신경독소
5. 금연 : 담배는 신경독소
7. 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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